거식증이란, 거식증 초기증상

1. 서론 | 다이어트에서 시작됐지만, 방향이 달라질 때

진료실에서 거식증 환자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엔 그냥 살을 조금 빼고 싶었어요.”

거식증이란 단순한 체중 감량이나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살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 때문에 식사와 체중이 삶의 중심이 되어버린 섭식장애입니다. 특히 거식증은 갑자기 심각해지기보다, 초기증상이 서서히 누적되며 굳어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2. 본론 | 거식증이란, 왜 의지나 습관의 문제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거식증을 “먹으면 해결되는 문제”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음식이 문제가 아니라 생각과 감정의 왜곡이 핵심입니다.
거식증이란 체중이 줄어들수록 불안이 줄어드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그 불안을 다시 줄이기 위해 더 먹지 않으려는 행동이 반복되는 상태입니다. 거식증의 핵심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 체형과 상관없이 자신을 살쪘다고 인식함
• 체중, 칼로리, 음식 종류가 자기 평가의 기준이 됨
• 배고픔보다 먹는 행위 자체가 불안을 유발함

이 단계에 들어서면 “의지가 강하다”는 말은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이미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질환의 영역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

3. 본론 | 거식증 초기증상, 이렇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식증 초기증상은 체중계 숫자보다 생활 패턴과 사고방식의 변화로 먼저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아직 저체중이 아닐 수 있어, 본인도 주변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가 지나면 행동이 빠르게 고착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거식증 초기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식사량이 점점 줄고, 배고파도 식사를 미루거나 일부러 혼자 먹으려 함
2. 먹기 전부터 음식의 칼로리·양·조리법을 과도하게 계산하며 불안해짐
3. 체중이 줄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반복됨
4. 배고픔을 견디는 것을 자기 통제력이나 성취처럼 느끼기 시작함
5.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럼, 손발이 차고 추위에 과도하게 예민해짐
6.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가 줄어듦
7. 집중력 저하, 무기력감, 감정 기복이 잦아짐
8. 주변에서 걱정하면 방어적으로 반응하거나 “다이어트 중일뿐”, “아직 괜찮다”며 문제를 부정함

이 단계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체중이 정상 범위이거나 오히려 ‘날씬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식증 초기증상은 흔히 “의지가 강한 다이어트”, “관리 잘하는 사람”으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음식과 체중에 대한 생각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면, 이미 단순한 다이어트의 범위를 벗어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개입할수록 회복 과정은 훨씬 수월해집니다.

---

4. 결론 | 거식증은 빨리 알아볼수록 회복의 폭이 넓습니다

거식증이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초기증상을 인지하고 개입할수록 회복 가능성은 훨씬 높아집니다.
반대로 방치되면 신체 합병증뿐 아니라, 음식과 체중에 대한 왜곡된 사고가 굳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 다이어트가 점점 강박처럼 느껴질 때
✔ 음식 생각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할 때
✔ “그만하고 싶은데 멈출 수 없다”는 느낌이 들 때

 

이미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거식증은 약함이나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로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입니다. 조기 인지가 가장 중요한 치료의 출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