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빌리루빈 수치가 높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깜짝 놀랍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수명을 다했을 때 생기는 노란색 부산물인데, 간과 담도 시스템이 이를 잘 처리해줘야 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이 과정의 어느 한 단계라도 문제가 생기면 빌리루빈이 피 속에 쌓여 수치 상승으로 나타납니다. 오늘은 빌리루빈이 왜 올라가는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는 무엇인지, 실제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설명드리는 방식 그대로 풀어보겠습니다.






본론 | 빌리루빈 수치 상승의 실제 원인들
1) 적혈구 파괴 증가 — “과도하게 생성되는 경우”
빌리루빈의 출발점은 적혈구입니다. 적혈구가 정상보다 빠르게 파괴되면 그 부산물로 빌리루빈이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져 간이 처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대표 원인
- 용혈성 빈혈
- 큰 멍이나 내부출혈 후 피가 흡수되는 과정
- 특정 약물로 인한 용혈
이 경우 대부분 비결합 빌리루빈이 상승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2) 간 기능 저하 — “처리 과정이 느려지는 경우”
간은 빌리루빈을 물에 녹는 형태로 바꿔주는 핵심 기관입니다. 그런데 간세포가 손상되면 이 변환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표 원인
- 급성·만성 간염
- 지방간염(간의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
- 간경화
- 약물·독성 물질로 인한 간 손상
이 경우엔 비결합형과 결합형이 함께 증가하는 경우가 많아, “간 자체 문제인지” 확인하는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
3) 담즙 배출길 막힘 — “나가는 길이 막힌 경우”
빌리루빈은 간에서 처리된 후 담즙을 따라 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배출 경로(담낭·담관·췌장 주변) 중 한 곳이 막히면 결합된 빌리루빈이 몸에 역류합니다.
대표 원인
- 담석(쓸개돌)
- 담관 염증 또는 협착
- 담낭 주변 종양
- 담도를 눌러주는 외부 질환
이때는 황달, 짙은 갈색 소변, 회색에 가까운 변 등 “눈으로 보이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유전적 대사 이상 — “처리 효소가 약한 체질”
일부 사람들은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빌리루빈 수치가 가볍게 올라갑니다. 이는 빌리루빈을 처리하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약한 길버트 증후군 같은 체질적 요인 때문입니다.
- 간 기능은 정상
- 건강에 큰 지장은 없음
- 스트레스·금식·피로 시 일시적으로 수치 상승 가능
이런 경우는 불안해하실 필요 없이 체질로 이해하면 됩니다.
3. 결론 | 빌리루빈이 높으면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가’를 봐야 한다
빌리루빈 수치 상승은 단순한 숫자 상승이 아니라, ① 적혈구 → ② 간 → ③ 배출 경로 중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알려주는 힌트입니다. 그래서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다음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 간 수치(AST, ALT)
- 적혈구·혈색소 수치
- 복부 초음파(담낭·담관 확인)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원인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없더라도 체질적으로 약간 높은 사람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위험하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자신의 패턴을 파악하고 필요한 검사를 적절히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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